2024년 멕시코 예산안에서 찾아 본 한국의 투자 기회

입력 2023-10-31 15:36   수정 2023-10-31 15:37

“Poor Mexico, so far from God, so close to the US(가련한 멕시코, 신과는 너무 멀고 미국과는 가깝구나).”

19세기 멕시코의 독재자 포르피리오 디아스의 인용문은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얽힌 역사를 보여준다. 이들 국가는 국경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길고 공통된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Blessed Mexico, so close to God and not so far from the US(축복받은 멕시코, 신과는 너무 가깝고 미국과도 멀지 않구나)”라는 재인용을 통해 180도 변화된 멕시코와 미국의 관계를 나타냈다. 팬데믹 이후 멕시코는 ‘니어쇼어링’의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하면서 가까운 미국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9월 8일, 멕시코의 2024년 국가 예산안이 재무신용부에서 연방 하원에 제출돼 차년도 국정 운영의 윤곽이 드러났다. 유달리 눈길을 끈 부분은 전년 대비 약 121%의 예산이 증가한 국방부로 군 관계 부처인 육·공군, 해군, 시민안전보호부 예산은 총 4,371억페소(약 242억달러)에 달한다. 국가 안보가 주요 과제가 아닌 상황에서 총예산의 6.7%를 배정받은 배경이 궁금해진다.

내막을 살펴보면 여기에는 국방부, 해군에서 발주하고 운영하는 멕시코의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 예산이 편성돼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유카탄 지역 경제를 성장시키고 멕시코 남동부 교통 여건을 개선하며 주변 지역을 유망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항공 서비스 품질 향상, 서비스 이용 고객 확대를 위해 국방부에 조정 권한을 준 국영항공사 설립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현 대통령이 2018년 취임한 이후 군 관련 조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20년 주요 공항의 리모델링 작업이 군에 위임됐고, 군 은행 ‘반헤르씨토’가 국가 개발 계획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2022년에는 민간 공항 운영을 위해 군 산하에 ‘갑사꼼’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로써 멕시코 군은 새로운 항공사를 창설하고, 세관을 감독하고, 항구와 공항을 관리하는 등 국가의 대표 공공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됐다.

군 주도의 움직임은 멕시코 국가 발전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인 치안을 확보하고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부지역의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멕시코는 지금 니어쇼어링 효과 등으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멕시코는 올해 미국의 최대 수입 대상국이 됐고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멕시코 재정신용부는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최대 3.5%로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니어쇼어링에 따른 일자리 창출, 세수 확보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런 경제 성장과 군·정부 주도 개발사업을 통한 치안, 자금조달 안정성, 풍부한 인적자원, 천연자원, 지정학적 위치 등을 기반으로 향후 멕시코 내 에너지 및 인프라 개발사업 관련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한국의 성장 사례에서 보듯, 국가 주도 발전이 밑거름돼 민간 주도 성장이 이어지게 된다. ‘기회의 땅’ 멕시코에서 한국산 기자재 공급, 공사, 투자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업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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